가이드

가이드~ 오락가락하는 날씨로 계절을 구분하기 어렵다. 개나리가 먼저 봄 맞을 준비를 하라며 눈과 맘을 설레게 한다. 아무리 뭐래도 시간은 흐르고 몸은 이런저런 신호를 보낸다. 아련한 추억은 그리움으로 남아 있지만 돌이킬 수 없는 끝자리 오십이 됐다. 지울 수 없다면 순응하련다.

 

어린 시절 다녔던 교회는 옛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남은 것은 사람뿐인데 시간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홀로 남겨진 어른들의 헌신을 기억하고 있다. 흐르는 세월이지만 사랑의 수혜자가 됐다. 내 일처럼 반가워하시는 발음의 어머니들을 위해 일일 가이드로 나섰다.(1/04/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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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각나팔

양각나팔~ 양의 뿔로 만들어진 악기는 우렁찬 소리로 다양한 의미를 전달한다. 트럼펫보다 부드럽고 깊은 맛이 느껴진다. 구분된 소리를 통해 부르며, 회개시키고, 비상사태에 돌입하라고 한다. 때를 알리는 행위는 계속 있었다. 일정한 패턴으로 연주하다 왕의 오심을 준비하란다. 

 

경찰 퇴직 후 그들을 선교하고 계신 목사님께서 연주해 주셨는데 혼자 듣기 아까운 감동이다. 하늘의 팡파르가 예배당 곳곳에 거룩한 울림으로 스며들었다. 자기중심적인 삶을 깨우친다. 교단이 다른 지역 목회자들이 치안을 맡은 경찰관들을 격려하는 일에 마음을 함께한다.(25/02/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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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스러움

종로스러움~ 분주한 한 주간이었다. 교회 관리인으로 긴 시간 일했던 분이 사직하고 이사를 했다. 비좁은 공간의 삶이었고 이별의 아픔도 있다. 남겨진 공간을 보며 옛 시절도 떠올랐다. 교우의 부음으로 장례예식을 인도하며 겸손을 배웠고 종로구민을 위한 기도 모임도 참석했다.

 

불편함 속에도 옛스러움이 종로엔 있다. 높은 건물로 하늘 가리길 경쟁하고 있지만 역사를 간직한 종로스러운 예배당도 곳곳에 있다. 변함없이 신앙공동체를 사랑하며 그리워하시는 분들이 별이 되신다. 무심한 세월과 지역의 한계 속에서도 경복스러움을 이어갈 지혜를 구한다.(21/02/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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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

바닥~ 강원도 철원에서 군 생활을 했다. 겨울철 가장 큰일은 제설작업이다. 군인 교회 마당과 입구에 쌓인 눈을 치우고 치워도 계속 내리니 야속했다. 눈은 반갑지만 치워야 할 역할을 맡게 됐다. 눈 덮인 장독대와 지붕의 뒷모습이 나름 볼만하고 장비도 좋아졌으니 할만하다.

 

교회 입구부터 계단들과 마당의 면적이 적지 않다. 이웃들도 교회에서 처리하는 것으로 아는듯하다. 경사진 바닥이라 눈이 얼면 통행이 어렵다. 조심스럽게 낮은 자세로 내딛고 눈을 치우면서 마음도 여유로워진다. 나를 믿고 받쳐주는 것들에 넘어질 수 있으니 살펴 조심한다. (10/02/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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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황

근황~ 모처럼 지인이 안부를 물어오면 보통 잘 있다곤 한다. 마음속 고민을 털어놓은들 별다른 해결책도 없다. 가벼운 인사를 나누려는 상대방까지도 무거워질 수 있다. 저마다의 이유와 사연을 간직한 채로 산다. 내 문제도 복잡하니 서로들 그러려니 하면서 이야기를 나눈다.

 

겉으로 보이는 것과 실제는 차이는 크다. 잠 못 이룬 시간이 길어지면 하루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 지워버리고 싶은 일과 염려가 떠나지 않는다. 언젠가 돌아보면 아무것도 아닌 사소한 일일 거다. 시간이 필요하고 견뎌내온 그 시절은 더 단단하고 굵직한 나이테가 되어있다.(29/01/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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