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

제자~ 스승의 가르침을 받고 따른 사람, 그를 흠모하며 기회 되는대로 누군가에게 전달한다. 나이가 들고 삶의 이치를 분별할 수 있음에도 그 시절 스승의 품을 그리워하시더니 스승 못지않은 큰 어른이 되셨다. 제자 됨의 모습을 보여주신 일관된 삶과 정신이 내게도 전해진다. 

 

삶이 있는 가르침이 생명력 있다. 인공지능 시대니 지식과 정보는 쉽게 얻을 수 있지만 거기까지다. 스승의 유훈을 좌우명 삼아 사셨던 어른들이 거의 다 떠나시고 미션을 남겨놓고 이어갈 사람을 찾는다. 늘 함께 있을 것 같던 분들의 빈자리를 보며 시간이 흘러 내게 왔다. (7/08/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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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누구에게나~ 아는 목회자가 약속이 중복됐는데 미안하지만 함께 식사하면 어떻겠냐고 해서 나갔다. 좋은 분들이라 생각하고 헤어졌는데 산책하며 위쪽에서 내려오신다. 반가운 마음에 집으로 안내해서 차를 마시며 우연이 아닌 만남을 이어오고 있다. 

 

동아시아 지역의 선교활동을 돕는 미국 선교사 부부다. 협동목사로 도와주시길 부탁했다. 친절과 진심을 담은 호의를 골고루 베푸신다. 진로에 대한 인도하심도 있어 뭐라도 이루실 거다. 비행 여독이 풀리지 않으셨을 텐데 멀리서 기도하러 오셨다. 넓은 품을 지닌 산 같은 분들이라 언제 뵈어도 한결같으시다.(1/08/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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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팡이

지팡이~ 등산할 때 스틱은 빼놓을 수 없는 필수품이다. 안전하고 하중을 분산시켜 관절에도 유익하다. 세월의 흐름도 받아들이고 사고도 방지할 수 있으니 적합한 도구다. 둔하고 부덕해 예기치 못한 일들을 만났을 때 나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그 무엇이 필요하겠단 생각이다. 

 

큰 나무들 사이에 한 줌 햇빛을 받으며 견뎌온 단풍 나무란다. 동기 목사가 목자의 지팡이 같아 보여 가까이 두고 의미 있게 사용해 주길 바란다고 해서 날 달라고 손들었다. 정성으로 다듬은 모양이 모세의 지팡이처럼 느껴진다. 의지할 것뿐인데 붙잡고 눈 감으니 위로다.(31/07/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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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중턱

산 중턱~ 매미소리를 들으며 산으로 가자 우렁찬 연주가 곳곳에서 경연이라도 하는 듯 요란하다. 산에서 내려다보는 주변이 근사하다. 내가 살고 있는 동네지만 오지 않으면 볼 수도 느낄 수도 없다. 한 계단 한 걸음 내디디며 이런저런 생각 속에 땀이 좀 쉬라고 한다.

 

의자에 앉아 있으니 바람도 불고 여유로움도 느껴져 오길 잘했다. 조금 더 힘을 내면 정상에 오를 수 있고, 여기서 내려가도 나쁘지 않다. 중턱이라지만 마음먹고 출발할 때를 계산하면 그 이상의 거리다. 거의 다 왔으니 조금만 더 힘을 내면 된다. 지금의 내 삶이 그렇다.(27/07/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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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한 없이

여한 없이~ 인자하고 도인 같은 선생님. 학장 서리로 계실 때 모교회 강사로 모신 적이 있다. 타문화권에서 일했던 경험으로 이웃종교의 구원에 대한 좌담의 자리에서 뵈었다. 제자의 다른 생각도 너그럽게 들어주시던 선생님께서 여한 없는 삶을 사시고 하늘나라로 이사하셨다.

 

부활절쯤 하늘을 떠다니는 열기구를 보며 타보고 싶었던 적이 있다. 소원은 이뤄진다더니 수많은 열기구와 함께 벅찬 새날을 가파도기아에서 맞았다. 돌아보면 지나온 시간이 과분하다. 언젠가 맞을 마지막을 생각한다. 미련도 줄이며 남김없이 소진하는 이슬 같은 삶을 연습한다.(14/07/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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