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

무지개~ 칠일 연속 무지개를 봤다. 비가 계속 왔단 말이다. 비가 오지 않았다면 무지개도 없다. 삶도 그러면 좋겠다. 오늘도 오락가락 비가 왔지만, 무지개는 보지 못했다. 예전에 읽던 책을 가져와 도서관에서 하루를 보냈기 때문이다. 

 

양들은 풀을 먹느라 여념이 없다. 한가로이 어딘가를 보다 낯선 이가 자기들을 쳐다보면 외면하듯 이동한다. 그런데 이 녀석은 먹는 일은 뒤로하고 경계를 서고 있는 걸까? 먹는 데 열중하느라 볼 것을 보지 못하는 인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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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

기다림~ 비가 오다 개기를 반복한다. 순식간에 내리는 비를 맞으며 걷고, 큰 비엔 나무와 처마 밑에서 그치기를 기다리기도 한다. 서두름 없이 그러려니 받아들인다. 준비한 우산을 켜고 접으며 덕분에 무지개도 자주 본다. 



 

바닷가에 나온 개들은 무한 자유를 누린다. 주인이 던져줄 공을 주목하여 물어 오고 또 임무를 기다린다. 모든 움직임을 지켜보고 기다려준다. 잠시 멈춰도 늦진 않다. 기다려 주는 분이 계시니 멈춰가며 그러려니를 익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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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

실버~ 몇 번의 대학 졸업식을 참석했었다. 상경대학엔 아시안들이 많았고, 인문 사회대학엔 백인들이 많아 보였다. 실내에서 치러진 행사였다. 머리 색깔에 따라 밝기와 분위기도 달랐다.

탈모와 흰머리가 출현하고 있다. 성능 좋은 사진기가 세월을 앞질러 더 희게 보였다. 은빛으로 더 변하고 숱은 적어질 거다. 여유와 안정감도 줄 수 있고 어딘가를 밝히고 곧 자리도 얻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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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불

등불~ 창립 기념행사를 마쳤다. 전임 목사님 내외분들도 초청했다. 녹록지 않은 목회를 은퇴하셨으니 과정과 결과를 떠나 무조건 박수를 보낸다. “나 땐 말이야”를 말씀하고 싶을 아쉬움도 있으실 거다. 그립기도 하겠지만, 오늘이 내일의 역사가 된다. 

 

모처럼 치러진 행사였지만 모두 흡족해하신다. 잔불을 확인했다. 손에 손잡고 함께 하나 됨이 우리가 이어갈 책무다. 부끄럽지 않고 염려를 떨쳐 버리고 당당하고 싶다. 바라만 보는 게 아니라 바라보는 존재로 운명의 불이 다른 누가 아닌 내게로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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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시일반

십시일반~방범창을 걷어내고 때묻은 버티컬도 교체했다. 레일 조명을 설치하니 분위기도 달라졌다. 아기자기한 물품들로 채워졌다. 창틀은 나무로 덮어 한결 포근하다. 마음 담긴 분들의  관심과 배려 속에 만남의 공간으로 변신했다. 

 

누구든 편히 담소 나눌 수 있는 공간이면 좋겠다. 은은한 커피향으로 염려가 멈춰지는 충전소 역할을 기대한다. 부드러운 라떼도 만들어 맛보시게 하고 싶다. 빈손으로 돌아간다. 사람다움을 잃지 않는 배려와 섬김은 누군가를  숨 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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