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마당에 어린이들을 위한 풀장을 설치하고 샤워실도 정리했다. 기구와 물을 준비하는 비용과 수고가 적지 않으니 배보다 배꼽이 더 커 보인다. 그들을 위한 젊은이들의 애씀에 고맙다. 광화문 광장과 경복수영장이 손님 맞을 준비를 마친 날. 한 생명이라도 오늘만큼은 기쁘고 행복하길.
정리~ 중고등학교 앨범을 정리했다. 희미한 기억을 이곳저곳으로 옮겨 다녔지만 이젠 안녕이다. 오래된 책들도 그러려고 한다. 다시 들여다보리란 확신이 줄어든다. 자리만 차지하고 짐만 될 것이다. 많은 것들이 미련이고 욕심이며 집착이다. 떠날 때를 생각한다면 조금씩 줄여가는 게 정답이다. 마음도 인연도 비우면 여유롭고 보기 좋다. 소중한 것은 간직하고 불필요한 것은 비울 때 더 아름답다.
기쁨~ 난생처음 야구장에 갔다. 선수들의 이름이 적힌 유니폼을 입고 응원 도구를 갖춘 찐 팬들이 많다. 응원에 맞춰 어찌 저리도 신명 나게 즐기는지 경기에 앞서 그들은 이미 본전은 뽑은듯하다. 불편중에도 교회 오시는 분들께 머리 숙여진다. 최선으로 목회하려 하지만 늘 부족함뿐이다. 준비와 기대가 어우러지면 더 흥겹겠다. 바라며 반응하고 기억한다면 보이고 깨닫게 되니 수지맞는 일이다.
양심~ 부정한 현행범 여인을 끌어왔다. 법에 박식함에도 어떻게 징계할지 묻는다.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치라니 양심에 가책을 느껴 어른부터 하나씩 자리를 떴다. 그러나 잠시다. 오늘 이런 일이 있다면 주저하지 않을 사람이 꽤 있다. 한쪽에 치우쳐 자신만 옳단다. 선택적 양심으로 소리치고 분노하고 공격한다.거울에 낯익은 모습 비치니 부끄럽고 염치없다.
걷고~ 칠궁을 지나 청와대 뒤편을 둘러봤다. 경복궁과 비교하면 덕수궁 돌담길처럼 담벼락이 낮아 보인다. 담 주변으로 길이 났고, 또 다른 작은 길과 보호구역으로 둘러싸였다. 경복궁과 광화문 그리고 남산과 주변의 기암괴석들이 볼수록 명당답다. 나무들이 그늘이 되고 시설물을 적절히 가려준다. 이곳을 오가며 수많은 상념과 결단으로 그분들이 역사를 이뤘겠다. 왕을 낳은 여인들과 헬기장처럼 주인 잃은 곳곳이 옛날이 됐다. 걸을 수 있을 때 걷고 일할 수 있을 때 일할 수 있는 오늘이 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