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팡이

지팡이~ 등산할 때 스틱은 빼놓을 수 없는 필수품이다. 안전하고 하중을 분산시켜 관절에도 유익하다. 세월의 흐름도 받아들이고 사고도 방지할 수 있으니 적합한 도구다. 둔하고 부덕해 예기치 못한 일들을 만났을 때 나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그 무엇이 필요하겠단 생각이다. 

 

큰 나무들 사이에 한 줌 햇빛을 받으며 견뎌온 단풍 나무란다. 동기 목사가 목자의 지팡이 같아 보여 가까이 두고 의미 있게 사용해 주길 바란다고 해서 날 달라고 손들었다. 정성으로 다듬은 모양이 모세의 지팡이처럼 느껴진다. 의지할 것뿐인데 붙잡고 눈 감으니 위로다.(31/07/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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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중턱

산 중턱~ 매미소리를 들으며 산으로 가자 우렁찬 연주가 곳곳에서 경연이라도 하는 듯 요란하다. 산에서 내려다보는 주변이 근사하다. 내가 살고 있는 동네지만 오지 않으면 볼 수도 느낄 수도 없다. 한 계단 한 걸음 내디디며 이런저런 생각 속에 땀이 좀 쉬라고 한다.

 

의자에 앉아 있으니 바람도 불고 여유로움도 느껴져 오길 잘했다. 조금 더 힘을 내면 정상에 오를 수 있고, 여기서 내려가도 나쁘지 않다. 중턱이라지만 마음먹고 출발할 때를 계산하면 그 이상의 거리다. 거의 다 왔으니 조금만 더 힘을 내면 된다. 지금의 내 삶이 그렇다.(27/07/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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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한 없이

여한 없이~ 인자하고 도인 같은 선생님. 학장 서리로 계실 때 모교회 강사로 모신 적이 있다. 타문화권에서 일했던 경험으로 이웃종교의 구원에 대한 좌담의 자리에서 뵈었다. 제자의 다른 생각도 너그럽게 들어주시던 선생님께서 여한 없는 삶을 사시고 하늘나라로 이사하셨다.

 

부활절쯤 하늘을 떠다니는 열기구를 보며 타보고 싶었던 적이 있다. 소원은 이뤄진다더니 수많은 열기구와 함께 벅찬 새날을 가파도기아에서 맞았다. 돌아보면 지나온 시간이 과분하다. 언젠가 맞을 마지막을 생각한다. 미련도 줄이며 남김없이 소진하는 이슬 같은 삶을 연습한다.(14/07/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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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마지막~호흡이 그칠 날은 누구에게나 온다. 세월의 흔적을 느끼면서도 아직 나와는 먼 것으로 외면한다. 임종을 앞둔 환우와 가족을 만나는 경우가 있다. 세월의 흐름 늙음 병듦 앞에 머리 숙일 수밖에 없고 진솔하지 않을 수 없다. 한 줌의 유골 앞에 그리워할 것이다. 

 

남아있는 시간과 삶 앞에 무엇을 더 계산하며 불필요한 일에 마음을 빼앗기랴. ‘살라,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이란 시구처럼 아름다운 지금의 삶은 값지고 소중하다. 오늘이 마지막일 수 있다는 하늘의 뜻을 땅의 사람이 얼마나 알 수 있을까. 내 삶의 뒤안길을 바라본다.(7/07/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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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줄임

말 줄임~ 작년 말부터 목이 잠기는 불편함이 있었다. 나아지길 바랐지만 증세가 더해졌다. 다니던 의원에선 큰 병원으로 가보라고 안내해 줘 진료를 받았더니 수술할 것을 권유한다. 한 달 정도는 말하면 안 되고 계속 목을 살펴야 한다니 여러 복잡한 생각 속에 일정을 잡았다.

 

예약이 어렵다는 다른 병원을 알아봤더니 이틀 뒤 가능한 기회를 얻었다. 진단은 같았지만 3개월 약을 먹어보고 진전이 없으면 수술을 해야 한단다. ‘말 못 하는 고통이 가장 괴롭다‘는 농학교 후원자의 말을 조금은 이해할 것 같다. 일상의 당연한 것이 감사의 이유다.(20/06/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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