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멍

불멍~ 어린이 캠프가 교회에서 있었다. 그들의 바람대로 캠프파이어도 준비했다. 추위도 잊은 채 불타는 장작을 보며 마시멜로를 굽고 먹는다. 도심 속 감성에 내가 더 설레었다.

 



예측 불가능하지만, 성공회 초대 문구 “뿌리 깊은 그리스도 신앙, 맑고 깊은 영성, 아름답고 거룩한 전례, 합리적 신앙, 공의로운 공동체”처럼 아름다운 Sanctuary(안식처) 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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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젠

아이젠~ 겨울산을 다녀왔다. 눈 내린 후 얼어 있는 곳을 조심스럽게 내디뎠다. 보조 기구 덕분에 염려를 줄이고 차가운 날씨지만 멋진 풍경을 누렸다. 

 

나무 계단들은 아이젠과 스틱이 남긴 상처로 신음 중이다. 넘어지지 않으려다 상처를 주고받는다. 예측 불가능한 삶의 진통 속에 먼 곳 보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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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원

소원~ 성탄절 선물로 무엇을 받고 싶으냐고 어린이들에게 물었다. 나도 없는 강남 넓은 아파트를 갖고 싶단다. 그들을 통해 내 마음을 살핀다. 새해 정성으로 적은 기도 요청 카드를 받았다.

 

비행 중에 그들의 마음을 헤아리며 아룄다. 더 가까운 곳에서 들으셨을 테니 효험을 기다린다.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사연들이다. 부르심 따라 전달했으니 그분의 고민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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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마

고구마~무뎌진 마음과 반복된 경험은 그러려니 하게 한다. 오감으로 느낄 수 있다면 그런 감정을 반전할 수 있을 거다. 어둠과 빛은 가려주고 빛나게 한다. 보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이야기를 담으려 했던 라이팅 행사를 마쳤다.

 

말로만 듣던 유명 소년 합창단의 공연을 봤다. 지휘자는 좋은 무대 매너로 투자한 것이 아깝지 않게 한다. 작은 배려와 생각은 누군가의 마음속에 아름답게 기억된다. 먹는 게 남는다는 말처럼 정성 들인 군고구마가 추운 발걸음을 녹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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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침

지나침~ 산은 찾을 때마다 반겨준다. 변함없고 후회됨이 없다. 걷다 보니 어느새 정상에 이른다. 가보지 않은 곳이 많지만 욕심이다. 익숙한 곳을 찾다 보니 몸과 마음이 편안하고 새로운 것들이 들어온다.

 


‘지나치게 의인이나 지혜자가 되지 말라’고 전도서는 말씀한다. 지나침의 얼음 위를 걷고 있다. 돌아보니 모자라지만 간신히 마쳐지고 있다. 용기 내고 머리 숙일 수밖에 없다. 아쉬움 달래며 걸어 집까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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