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천국과 지옥(마5:1~8)

2007.08.25 11:51

홈지기 조회 수:3037


  영성훈련과 영어연수를 위해 필리핀으로 떠난 청소년들을 돌아보기 위해 필리핀에 가서 청소년들과 함께 돌아왔습니다. 찾아가 보았을 때, 청소년들은 부모를 떠나 오랫동안 지냈지만 건강하고 밝게 잘 내고 있었습니다. 또 이들이 있는 곳과 마지막으로 여행을 한 보라카이란 곳은 참 아름다웠습니다. 초록빛 맑은 바다, 산호부스러기로 된 너무도 고운 백사장, 아담과 하와가 살던 에덴이 이 같은 곳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마닐라로 돌아와 스모키 마운틴이란 곳을 방문했습니다. 항구 근처의 쓰레기 매립지입니다. 쓰레기에서 흘러나오는 썩은 물로 질척거리고, 냄새와 날아드는 파리를 견디기 어려웠습니다. 저보다 먼저 그곳을 방문한 청소년들이 저보고 가지 말라고 한 이유를 알 것 같았습니다. 청소년들이 말했습니다. 지옥 같다고. 참으로 지옥 같습니다.
  거기에 2천여 명의 사람들이 삽니다. 버려진 쓰레기 더미에서 나무들을 모아 숯가마를 만들고, 숯을 만들어 살아갑니다. 폐타이어를 태워 그 안에 든 철사를 모아 살아갑니다. 온 가족이 버려진 병과 비닐과 종이들을 모아 팔아 하루 4천원에서 6천을 벌며 살아갑니다. 거기서 사는 것은 참으로 지옥에서 사는 것 같을 것입니다.

  그런데 거기에 천국이 있습니다. 쓰레기로 지어진, 한 평 밖에 안 되는 작고 허름한 집 안에서 어머니의 품에 안겨 잠을 자는 어린 아이의 평안한 얼굴에서 천국을 보았습니다. 또 하나의 천국을 보았습니다. 쓰레기 더미를 뒤지며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 저에게 보내주는 미소였습니다. 번듯한 옷을 입고 햇볕이 뜨겁다고 모자를 쓰고 쓰레기가 묻을까 조심하며, 연신 카메라를 들이대는 제가 얼마나 얄밉고, 귀찮은 존재였겠습니까?
  그런데 그들은 미소로 맞아 주었습니다. 그들의 미소와 이마에 흐르는 땀에서 천국을 보았습니다. 자신과 가족을 위해 일할 수 있음을 감사하며 묵묵히 일하는 그들에게서 천국을 보았습니다.

  눈에 비치는 것만 보았다면 지옥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 지옥 같은 곳에서 천국을 볼 수 있는 은혜를 주셨습니다. “아버지께서 일하시니 나도 일한다.”(요한5장17절) 그 가운데서 일하시는 하나님을 보았습니다. 지옥 같은 곳 속에서도 천국을 보게 하시는 하나님을 보았습니다. 이 하나님께서 우리 마음을 날마다 청결케 해주셔서 하나님과 하나님의 나라(천국)을 보며 사는 우리 가족이 되게 해 주시기를 기도합니다.

-2007년 8월 26일, 가족예배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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